오늘의집은 그동안 콘텐츠-커머스-커뮤니티를 연결한 서비스로 많은 사람의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을 바꿔왔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만든 변화를 세상의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글로벌로 발걸음을 내디뎠는데요. 글로벌 프로덕트 오너를 만나 오늘의집 글로벌 프로덕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글로벌팀에서 글로벌 프로덕트 리드를 담당하고 있는 패트릭입니다. 글로벌팀 첫 번째 멤버였고 홍콩 스타트업, 창업, 쿠팡 등을 거쳐 오늘의집에 합류했어요.
Q. 어떻게 오늘의집에 합류하게 되었나요?
‘내가 가장 가슴 뛰는 시점이 언제였지?’를 생각해보니 창업했을 때더라고요. 그래서 만약 다음 커리어를 선택하는 시기가 온다면,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 싶었어요. 이직을 고려하던 시기에 많은 회사를 만났지만, 오늘의집 대표인 제이님을 만났을 때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겸손하고, 고객에 대한 집착도 강했죠. 그런데 입사해보니 오늘의집 분위기가 딱 그래요. 다들 열심히 하는데 팀워크를 해치지 않고 다같이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요. 내 성과나 내 팀의 성과만을 생각하지도 않고, 빌런도 없어요. 오늘의집만의 독특한 색깔이 담긴 문화라고 생각해요.
Q. 글로벌 프로덕트는 새로운 비즈니스잖아요. 프로덕트를 만들어가고 있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저는 PO Lead라 일반 PO랑 조금 다르지만, 가장 먼저 프로덕트 비전을 만들어요. 1년 뒤, 2년 뒤, 3년 뒤의 모습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생각하는데요. 글로도 표현해보고, 어떻게 하면 우리가 그 비전에 도달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정리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그 다음 단기적으로는 OKR을 설정하고, 우리의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문제 중 어느 것을 먼저 해결할지 순서를 정해요. 이후엔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찾아갑니다.
Q. 그렇다면 지금 글로벌 프로덕트는 솔루션을 찾는 것에 집중하고 있나요?
지금은 최고의 솔루션을 찾기보다는 가설을 빠르게 확인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글로벌 프로덕트는 한국과 연동은 되어 있지만, ‘오하우스’라는 이름을 가진 별도의 원빌드 프로덕트로 론칭이 되었어요. 지금은 콘텐츠에 집중해서 고객 문제를 해결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오늘의집 초기 모습과 비슷해요.
그래서 오늘의집의 여러 성공 방정식 중 가장 좋은 것들을 꺼내서 쓰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통했지만, 해외의 유저에게는 유효하지 않은 것들도 있어요. 이런 점들을 확인하며 글로벌 프로덕트에 적용할 것과 아닌 것을 찾아가고 있고요. 이를 위해 가설 검증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을 빠르게 만들어서 빠르게 테스트하고 계속 디벨롭하고 있는 중입니다.
Q. 빠르게 실행하고 검증해 나가는 대표적인 사례가 있을까요?
콘텐츠요. 오늘의집이 가진 큰 자산 중 하나는 엄청난 양의 콘텐츠인데요. 이것이 해외 유저들에게도 유효한지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었어요. K-culture 확산에 목적을 두는 것은 아니고요, 한국에서 쌓인 콘텐츠가 해외 고객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가 궁금했어요. 콘텐츠 서비스로 계속 테스트하고 있고,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굉장히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있어요.
Q. 오늘의집 글로벌 프로덕트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Shoppable Content Discovery Platform로 자리매김하는 것이요. 해외에 있는 고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수록 이미 론칭된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음을 느껴요. 새로운 기능을 붙여도 고객이 생각하는 용도가 정해져 있죠.
그래서 콘텐츠를 통해 영감을 얻고, 구매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플랫폼을 처음부터 잘 세팅하여 고객에게 인식시키는 것을 하나의 목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다른 프로덕트와는 구분되는 글로벌 프로덕트만의 특별한 점이 있을까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글로벌 프로덕트만한 것이 없어요. 게다가 오늘의집이라는 성공한 한국의 서비스가 있잖아요? 초기 단계부터 세팅하여 만들어가는 경험을 해보고 싶지만, 또 안전장치가 없는 것은 두렵다 싶은 사람들에게 최고죠. 게다가 오늘의집에서 글로벌 프로덕트를 하는 것은 회사의 미래에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에요.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에 전략적 의미가 있죠.
글로벌 프로덕트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요.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재미있습니다. 다른 회사에는 경험하기 쉽지 않은 경험이기도 하고요.
Q. 일본 출장을 다녀오셨다고 들었어요.
네, 일본 출장은 두 번 다녀왔는데요. 처음에는 사용자 리서치와 관련된 팀원이 모두 갔어요. 일본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인식들은 있었지만, 환경을 직접 접하면 달라지는 것들이 있기에 직접 체감하기 위해서 방문했죠. 고객 인터뷰를 많이 잡았고, 사람들의 집도 굉장히 많이 봤어요.
Q. 유저 리서치에는 모든 팀원이 참여했나요?
유저 리서치는 UX 리서치팀과 디자이너가 인터뷰에 참여했고, 개발자에게는 선택사항으로 오픈되어 있었어요. 한국의 콘텐츠 매니저도 참관했고요.
Q. 두 번째 출장은요?
두 번째 출장은 완전히 프로덕트 빌딩을 위해서였어요. 고객을 만나서 피드백 듣기도 했고요. 당시 글로벌팀 규모가 크지 않았을 때였는데 코로나 때문에 꽤 오랜 기간 각자 집에서 근무하다가 정말 오랜만에 같은 사무실에서 등을 맞대고 근무했어요. 덕분에 서로 뭐하고 있는지, 무슨 고민을 하는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 밀도 높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어요. 정말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 같았는데 덕분에 팀 빌딩도 잘 되었고, 속도도 빨라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Q. 론칭한 글로벌 프로덕트 반응은 어떤가요?
사실 일본에는 오늘의집을 벤치마킹한 서비스가 이미 있는데요. 지금 앱스토어에서는 그들을 앞섰어요. 아직 유저를 모으기보다는 마켓핏(market-fit)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지만, 앱을 쓰고 있는 초기 유저들 중에서 오하우스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요. SNS에서 얘기하기도 하고, 인도네시아 프로덕트에는 “Almost perfect app” 이라는 리뷰도 있어요. 지금은 콘텐츠만 있는 초기 단계의 앱이지만, 사람들이 보고싶어 하는 콘텐츠를 보여주면서 고객 문제 해결이 되어가고 있다는 자신감이 조금 더 생겼어요.
Q. 앞으로 글로벌 프로덕트가 집중할 프로젝트나 방향성이 있나요?
지금은 계속 두드리는 단계에요. 우리의 고객이 진짜 누구인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플라이휠(flywheel)이 이 사람들에게 작동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를 빠른 시간 내에 최소한의 리소스로 확인하는 것이 1번 과제에요. 팀 빌딩을 더 확장해야 하기도 하고요. 할 게 많네요. (웃음)
Q. 글로벌 프로덕트에는 어떤 사람이 잘 어울릴까요?
첫 번째로는 Zero-to-One을 즐길 수 있는 분이요. 글로벌팀은 오늘의집의 따뜻한 울타리 안에 있지만 밑바닥부터 새롭게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요. 이 과정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보람과 재미를 선사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곤혹스러울 수도 있거든요. 두 번째는 진짜 고객 중심의 사고를 하실 수 있는 분이요. 특히나 해외에는 저희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인식을 뛰어넘는 유저가 많고, 처한 상황도 매우 달라요. 그래서 더 겸손하게 고객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글로벌 프로덕트 자랑 좀 해주세요.
사실 한국에서는 오늘의집만의 영역이 확고해요. 하지만 해외에서는 저희가 낯선 도전자의 입장이라 굉장히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서비스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해외 출장을 갔을 때 다양한 글로벌 탑 티어 테크 기업들에 다니는 분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와 이런 사람들과 경쟁하는 무대에 나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슴이 뛰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기업들과 초기 단계부터 경쟁한다는 것, 흔히 주어지는 기회는 아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