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의집 커머스 프로덕트(Commerce Product)팀에서 프로덕트 오너(PO)로 일하고 있는 Brin입니다. 이 글에서는 오늘의집 Commerce Product팀이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제가 진행했던 일정산 프로젝트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 Commerce Product팀은 어떤 일을 하나요?
Commerce Product팀은 오늘의집에 방문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항상 고민합니다. 팀의 목표는 상품 발견부터 구매, 배송, 사후 클레임까지 전체적인 쇼핑 여정을 매끄럽게 만드는 것입니다.
✅ 주요 업무 영역은 다음과 같아요.
- 가격 전략 및 관리 시스템
- 상품 카탈로그 및 관리 체계
- 상품 전시/탐색/추천 노출 프로덕트
- 장바구니 및 주문 프로세스
- 효율적인 배송 시스템
- 클레임(교환/반품) 처리 프로덕트
- 상품 리뷰 작성 및 노출 체계
- 고객 혜택 프로그램
- 파트너툴 및 물류 프로덕트
정말 많죠...? (줄였는데도 이 정도네요..ㅎㅎ) 커머스는 그만큼 다양한 도메인을 접할 수 있어요. 또한 하나의 상품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MD팀부터 회계팀까지 수많은 사람이 노력하는 만큼, 폭넓은 협업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수백, 수천만 명에 이르는 고객의 상품 탐색과 구매 결정 과정, 물류, 자금 흐름 등 방대한 영역을 다루며 다양한 관점의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방법론으로 복잡한 고객 문제를 해결하는 것. 커머스 프로덕트팀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정산 시스템 도입 프로젝트
저는 팀에서 결제/혜택/정산 도메인을 맡고 있어요. 고객들이 실제 돈을 지불하는 과정을 다루는 만큼, 데이터 정확성의 중요도와 고객 행동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프로덕트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그만큼 많이 배우는 중입니다. 그중 최근에 진행한 ‘일정산 도입 프로젝트’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일부 이커머스 정산금 미지급 사태 발생
2024년 7월, 일부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자들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입점 파트너가 판매 대금을 정산받지 못했고, 고객들은 결제 취소와 환불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커머스 업계 전반에 플랫폼 이용에 대한 우려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죠. 저는 이때까지만 해도 같은 업계의 안타까운 소식에 속상해할 뿐이었는데요.
오늘의집 자본잠식이요...?
이 무렵, 한 뉴스가 여기저기서 공유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이커머스 플랫폼 10곳 중 4곳 ‘완전자본잠식’” 이라는 기사였고, 오늘의집이 그중 하나로 언급되었습니다. 이 기사로 인해 오늘의집 플랫폼에 대한 파트너와 고객들의 우려가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투자받은 자금을 회계 기준에 따라 부채로 보느냐 자본으로 보느냐의 관점의 차이였고, 실제 오늘의집은 수천억의 자금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오늘의집은 “재무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는 기사를 내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오늘의집의 실질 유동비율은 215%로 재무상태는 매우 건강합니다”
하지만... 파트너들과 고객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회계 기준이나 재무제표 같은 복잡한 재무 정보는 전문가나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올바르게 해석하고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그랬구요... 😢) 실제로 오늘의집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또 일부 이커머스 정산금 미지급 사건 탓에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로 오늘의집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파트너들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집은 결심했습니다! 고객과 파트너 모두를 안심시키기 위해 일정산 시스템을 도입하자!
🚀 프로젝트의 시작
오늘의집은 파트너에게 대금을 지급하던 정산 주기를 월 2회에서 일 단위로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관련 담당자와 TF를 구성해, 최대한 빠른 프로젝트 론칭을 목표로 여러 유관부서의 협의와 검토 과정을 병렬로 진행했습니다.
- 기획&개발 : 월 2회 정산 > 매일(월~금) 정산으로 프로세스 변경
- 회계&자금 : 기존 월 2회 > 월 약 20회 정산주기 변경 및 지급 프로세스 적용
- 재무 : 일정산 도입 시 발생할 수 있는 재무 변경 지점 확인
- 법무 : 파트너 정산 주기 변경에 법적 이슈가 없는지 확인
- 운영 : 파트너 공지 및 이외 발생 가능한 리스크 확인
- MD : 파트너에게 일정산 정보 전달 및 추가 문의 대응
프로덕트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산’이라는 목표를 두고 필수적 기능(specification)과 이후 진행할 스펙을 분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정산 도메인 특성상, 정산 기능 변경이 세금계산서, 부가세신고자료, 판매대행자료 등 광범위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정산 주기를 ‘일’ 단위로 변경하고, 과거 월 2회 정산과 새롭게 도입될 일정산 모두를 쉽게 조회할 수 있도록, 파트너가 이해하기 쉬운 UX를 구현하자.”를 목표로, 가능한 한 최소 개발 범위와 스펙을 개발팀과 함께 정의하고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개발 2주, QA test 1주, 최종 지급 데이터 검증 및 지급 준비 1주를 거쳐 약 한 달 만에 일정산을 오픈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구매 확정 후 파트너 정산지급까지 최대 21일까지 걸리던 월 2회 정산 주기를, 최대 2일로 무려 19일 앞당길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일정산 시행 이후, (불안한 마음에) 퇴점 의사를 밝히기도 했던 파트너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낀 것들
사실 일정산은 2주 만에 개발해 오픈할 수 있는 정도의 간단한 프로젝트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오늘의집은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할 수 있었을까요?
첫 번째, 플랫폼 설계의 중요성
오늘의집 프로덕트팀과 개발팀은 프로덕트가 나아갈 방향성을 항상 고민하고, 오늘의집에 장기적으로 이롭고 더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고려해 결정합니다. 정산 시스템 도입 당시, 확정성을 고려하여 설계했던 부분 중 하나가 ‘정산주기’였습니다. 오늘의집 정책에 따라 정산 주기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고, 이를 시스템 설계와 개발 단계에 반영했죠. 덕분에 이번 정산주기 변경 작업에서 기존 시스템을 크게 개편하지 않고도 빠르게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Velocity (= Speed x Direction)의 실현
Velocity는 ‘빠르기와 방향’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오늘의집은 이를 일하는 방식의 핵심(올바른 방향으로 최대한 빠른 속력으로 움직이자)으로 삼고 있습니다. 일정산 도입이 결정된 순간, 저와 동료들은 ‘일정산’ 도입을 위한 각자 역할과 할 일을 신속하게 파악해 곧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일정산 프로젝트는 빠르고 정확하게 도입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PO로서 프로덕트의 중요성을 몸소 깨닫는 경험이었습니다. 오늘의집 자본잠식 관련 기사가 나온 후, 대응 기사만으로는 파트너와 고객들의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일정산을 실제 도입해 파트너들에게 시행함으로써, 오늘의집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Commerce Product팀은 파트너와 고객들을 위한 커머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오늘도 좋은 동료들과 열심히 달려 나가고 있습니다. 저희와 함께 오늘의집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실현해 나갈 분들을 기다립니다! ☺️
(일정산 도입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동료 여러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고, 감사합니다. ♥️)
